시향

사연

아굴라야 2012. 8. 13. 14:51

「사연」
낚시하는 사람
울릉도까지 와서 낚시하는 사람
코발트색 하늘이 가라앉은
말간 바다에
밀려온 바다는 철썩거리고
"잡은겨?"
누군가 궁금했던가 보다
혀 차는 소리가 긴 등짝을 따라 내려갔다
잘게 부서진 해가 비늘처럼 
바다에 떠 있는 저녁
빈 망태기
아무것도 들고 갈 것 없는 하루는
해를 닮았다
시퍼런 잉크 같은 울릉 바다에
낚싯줄 던진 사람
낚싯줄 던진 사연
지나가는 사람마다 궁금하다
다문 입이 
울릉도만큼 무거운 젊은이가
바위에 사연 하나 두고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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