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목성(木星)은 왜 먼가

아굴라야 2012. 5. 15. 23:47

「목성(木星)은 왜 먼가」
가르쳐 놓은 것들은
면사무소 호적등본 즈덜 이름에 
쓱쓱, 가새표를 쳐놓고 떠났다
다 파가고 
다섯 형제 빠져나간 호적등본에는
겨울 까치밥 같은 장남만 남고
괜찮다고 
못 배웠어도 걱정 말라고
군말이 없다
형제들 뒤치닥가리는 업
가벼워진 호적등본을 사투리로 지킨다
아버지보다 더 늙은 장남이
쇳소리 나는 기침을 뱉어내는 
거기는 목성
배워서 성한 것들은 
물어봐도 아파트 비밀번호가 비밀인데
아무 때나 
벌컥 문을 열고 들어와도 고마워서 
장남은 속없이 웃고
도마 위 비늘처럼 벗겨지는 기다림은 늘 허무하다
뭐로 가도 두 시간이면 되는데
목성은 왜 이렇게 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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