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성(木星) 다녀오다」 |
| 네모난 유리창 너머 |
| 하루에 한 번 짧게 다녀가는 하늘 |
| 어쩌다가 몇 번씩 낯을 바꾸는, |
| 그런 하늘을 퀭하니 기다리는 아버지는 |
| 목성에 있었습니다 |
| 새끼들이 떠나간 먼 지구 |
| 아나운서가 타고 오던 전파와 가수의 노래가 |
| 오다가 지쳐서 떨어지는 곳 |
| 껍데기만 남아 있는 라디오 앞에 |
| 바람이 어슬렁거려 외로운 아버지는 |
| 목성에 있었습니다 |
| "난 괜찮다" |
| 기다리는 조바심은 어린아이 모습 |
| 길어진 목이 서러워졌습니다 |
| 바람피우던 얘기를 했지요 |
| 마침표 없는 얘기에 맞장구를 쳤고요 |
| 못 알아들은 척 다시 묻기도 했습니다 |
| 아버지는 이따금 천국을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
| "아멘" |
| 목성은 곧 가라앉을지도 모르는데 |
| 금새 철없이 웃으십니다 |
| 두어 시간밖에 걸리지 않은 곳 |
| 웃어 주고 |
| 들어주면 되는 여든 세 살 아버지는 |
| 목성에 있었습니다 |
| 일 년에 한 번 |
| 달력이 까만 어버이날은 |
| 천국 어머니에게 미안하기 짝이 없는 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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