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콩나물

아굴라야 2012. 5. 5. 11:35

「콩나물」
큰 키
어두워도 잘 자랐다
빛 한 줄 없이 긴 다리 훌쩍 컸다
머리는 뜨고
말쑥한 다리
물만 마시고 얻은 흔적이다
반은 더 흘렸는데
남모르게 컸다
오갈 데 없는 콩나물은
어김없이 질기고,
계율을 어기고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의 빛을 본 죄다
삼시, 손 가는 대로 잡히는 콩나물이니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푸대접은 않으나
상좌에 앉혀 본 적 없다
아삭아삭
하물며 어린아이에게도 씹히는 콩나물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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