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목성(木星)

아굴라야 2012. 5. 6. 08:56

「목성(木星)」
지친 아나운서가
보였다가 말았다가
고개를 몇 넘어야 라디오가 닿는 곳
소리는 오다 지쳐 떨어지고
짐승이 더 많아
들을 사람 몇 안 되는 동네
꼬불거려 아득한 길을
젊은 아나운서가 넘어 보려고 애쓰는 산골에
군수도 이장도
라디오를 이으려는 안간힘
산에서, 떨어진 라디오 소리 찾기보다
애 울음 찾기가 더 오래된 산골에
다섯 배 째 난 강아지가
몇 일째 뉴스인 그곳
이장보다 서른 살 더 먹은 아버지가
낡은 전화통을 끼고 사는 거기
전화통이 차가워진 요즘
부쩍 꾸부정해진 아버지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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