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그림자

아굴라야 2012. 5. 4. 12:35

「그림자」
잘 모르겠어 
너는 왜 늘 무거운 무채색이어야 하는지
해와 달
빛과 같이 지내는데 밝지 않은 까닭도
앞으로 나서지 않는 품성
겸손은 내력이라고 생각했는데
버르장머리없이 누워만 있을 때는 속이 터져
바람에게 당당한 것은 기특한데 
구름은 순경이 아니니 무서워하지 마 
어리거나
천 살 은행나무거나 가차 없이 
색깔을 무시해 버리는 배짱이면 돼 
변함없는 감정관리
분명히 훈련받은 지킴이야
곁에 있어 주니 참 든든하다
체면이 있는데
담장에 오래 세워 두는 것은 좀 곤란해 
팔짱 끼고 있던 저녁 
등 뒤 긴 너를 챙기지 못한 것은 미안하구나 
언젠가는 한 번
잔치하듯 화려하게 해 주고 싶어
너를 자세히 알게 되는 날
걱정하지 마, 꼬치꼬치 묻지는 않을 테니.

'시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성(木星)  (0) 2012.05.06
콩나물  (0) 2012.05.05
반곡역 명자꽃  (0) 2012.05.03
편애(偏愛)  (0) 2012.05.01
최후  (0) 2012.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