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낡은 풍경화 한 장쯤 있네」 |
| 꼬리 잘린 연이 |
| 대추나무에 걸려 있네 |
| 따끈하게 덥혀진 삼월 햇볕은 견딜 만 한가 |
| 연 실은 늘어지고 |
| 겨울 추위에 |
| 파닥거리며 안달하더니 꼬리를 잘라내고 |
| 몸뚱이를 찢고 |
| 임종을 아는 새 몇이 앉아 있네 |
| 풍장은 관습 |
| 아이의 슬픔은 잊혀지고 |
| 꼬리 잘린 연을 바람이 실어 갔네 |
| 삼월 해 중에 |
| 히마리없는 햇살은 더러 |
| 대추나무 가시에 찔려 죽었다는 할머니 얘기 |
| 하필 지나가는 길가에 걸려 있을 텐데 |
| 봄밤에 돋던 소름 |
| 쟁반만큼 커진 두려움 때문 |
| 아이가 그 짧은 터널을 힘껏 달렸던 이유 |
| 어둠보다 진했네 |
| 두려운 아침이 일어나면 |
| 머리에 쓴 키 위로 소금이 뿌려지던 기억 |
| 봄에는 누구나 그런 풍경화 한 장쯤 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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