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봄에게

아굴라야 2012. 3. 5. 08:06

「봄에게」
 
첫 너에게
연민을 갖지 않았던 것을 고백하마
툰드라의 두꺼운 고통이 어떠했겠느냐만
암울한 유가족이
네 임종 앞에 서 있는 듯하였다
추레한 너를 봄으로 부르지 못한 까닭이다
이른 3월 가녀린 몸부림을 향해
눈물 한 방울 준비 했는데
네 어미는  
양수를 터트리고 더운 입김을 불더구나
이미 하늘 아래까지 점령하였으나 내색하지 않는 겸손은
누구를 닮은 것이냐
언 땅에서
바위틈 계곡 혹은 논두렁  
밟히는 좁은 보도블럭 틈새와
상고대가 자리 잡은 높은 나뭇가지에서도
너를 잉태하고 살려내기까지
한 꺼풀씩 추위를 벗겨 내던 어미는
산고의 신음없이 죽어 풍장을 치른 걸 알고 있었느냐
아름다울 의무가 있다
꿈틀거리며 살아나 죽은 어미의 고통을 울
책임이 있다
너의 부드러움은 보복이 아니요
너의 향기는 남은 어미의 마른 양수가 아니더냐
뽐내거라
맑은 눈물 한 방울 아침에 보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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