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운사 동백꽃에는」 |
| 눈 속 붉어서 천(賤)한가 |
| 정숙하지 않던가 |
| 잠든 요사채에 |
| 그리움이 밤을 뒤척거리고 |
| 끊어도 |
| 버려도 다시 찾아와 |
| 죽비에게 들켰던 부끄러운 속세의 끈 |
| 먼, 큰 스님 때부터 하얀 눈 속에는 |
| 동백꽃이 피었다 |
| 선운사 뒤뜰에 |
| 아린 사연을 두고 간 느린 발자국들과 |
| 선방을 쫓겨 나온 그리움이 꽃마다 앉아 |
| 정숙하지 않은 겨울을 난다 |
| 선운사에서 |
| 벌거벗은 수행승을 보지 못하였거든 |
| 다시는 동백꽃 찾지 마라 |
| 그리워하지도 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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