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봄을 이길 수 없다

아굴라야 2012. 3. 6. 16:56

「봄을 이길 수 없다」
 
겨울을 난 햇살은
무 방귀보다 독하여 모두 쓰러진다
봄에는
탱탱하던 가야금도 수양버들을 닮아 가고
할머니도 견디지 못하는 졸음
오후의 창가는 감추고 싶은 담임선생님의 포스터다
아슬아슬
머리를 떨어트리지 않으려는 안간힘
이 무렵 학생에게 만유인력의 법칙은 바럼이다
반음 하나 건너 띄는 교향악단을 
나른한 라디오가 그냥 지나간다
 
꽃 말고
차가운 산골의 물소리 말고
아무도  
졸음섞인 봄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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