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 |
| 사백력 언 바람 몰아치듯 |
| 깐깐하더니 |
| 천은사 골짜기 녹인 버들가지 몇에 |
| 겨울은 히마리 없이 주저앉았다 |
| 늦봄 보리이삭 |
| 생전 숙일 줄 모르는 모가지 곧추세워 뻣뻣했는데 |
| 바슴꾼 도리깨질에 |
| 터럭 하나까지 바스러지던 유월은 언제인가 |
| 원래 천 년 고목은 |
| 무녀리였거나 |
| 끝 왕자가 꽂은 지팡이에서 난 싹이 모질게 살았거나 |
| 아침에 이슬 한 방울 피하지 못한 번뇌 |
| 다 끝나 헛바퀴 도는 영화관 필름같은 날들이여 |
| 만 년 하늘도 |
| 새파랗게 젊은 아파트에게 꾸역꾸역 |
| 잡아 먹히는 요즘 |
| 겨울보다 짧고 |
| 손톱보다 조금 긴 날은 잠깐 |
| 오르가즘이 지나가듯 빠른 찰나가 |
| 찰칵찰칵찰칵 |
| 사진처럼 찍혔다가 지워지는. |
| *사백력 : 시베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