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봄 지하철

아굴라야 2012. 2. 24. 21:12

「봄 지하철」
싸륵싸륵
눈은 이미 녹았다
바람에 봄이 실리고
봄을 움켜잡는 졸음
남은 누른밥 걷어 먹은 아내의 초저녁을 닮았다
혼미한 
오수(午睡)를 찾아 들어가
나오지 않고 
몇 번째 강을 건너는가
두 어깨 흔들림은  
제발 내려 달라는 승무원의 목소리만큼 커지고
나른한 꿈을 버티는 저 인내
언제까지 앉혀 둘 작정이냐
봄이 가볍다는 말
믿지 못하겠다
저렇게 천 근인 봄을 깨우지 못하는 지하철도
오후에는 믿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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