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옹이에 대하여

아굴라야 2012. 2. 13. 14:47

「옹이에 대하여」
나무마다 옹이가 있다
숨은 옹이를 키우고
그가 긴 물을 퍼 올리고
상고대에 얼어 죽은 가지 빼고
새똥냄새 버린 것 말고
조선땅 어디나 
며느리 가슴앓이 닮은 옹이가
나무마다 단단하게 붙어 있다
더러는
정수리에 높은 구름을 이고  
하늘을 삿대질하는 열대우림
엉거주춤 곁가지를 버리지는 않지만
편안한 삶
키 큰 나무에게 옹이는 관심 밖이다
내 안에 옹이가 있다
도려낼 수 없는 몇 겨울을 흘러
새끼가 작은 새끼를 쳤다
세상은 옹이를 버리고
곧은 나무인 척
맑은 물에서 혼자 살기를 바라지만
거기, 고기가 없다
풍선처럼 커진 후회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터진다
나무가 천 년 사는 까닭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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