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
| 외양간은 |
| 이른 아침 엷은 담채화다 |
| 대문 옆 하얀 콧김이 씩씩거리고 |
| 큰 눈이 빈 구유 들락거리다가 |
| 긴 겨울밤 허기 참지 못하면 |
| 벌떡 일어난 송아지가 |
| 어미의 워낭으로 |
| 침묵하는 아침을 고드름 깨듯 가른다 |
| 고향에서 |
| 아침 자명종은 고무래 |
| 식은 아궁이 재를 퍼 담을 때 |
| 어린 나이 어머니의 첫 시집살이는 시작됐을 테지 |
| 소가 아침 울음을 아끼는 것은 |
| 문고리가 잡은 언 손가락을 봤기 때문이다 |
| 소의 눈이 참 깊다 |
| 눈물도 많고 |
| 정이 두터워서 |
| 어린 송아지 급한 콧김을 빨아 마시는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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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정을 섞어 쑨 쇠죽이 구수한 것과 같다 |
| 굳이 말은 안 해도 가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