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바람의 꼬리

아굴라야 2011. 12. 11. 23:09

「바람의 꼬리」
꽃을 만나면 
못된 성질머리 수그러들어
다리 풀린 듯 주저앉기도 하더니
눈보라에도
찬 강 어슬렁거리다가 
살점 하나 없이 마른 갈잎에 붙어
이리 때리고 저리 때리고
바스락거리며 우는 꼴 보고야 말더니
빈 강에서
외로웠을 거라는 생각 들다가도
시끄러워 문 열고 소래기라도 지르고 싶던 겨울밤
찝쩍거리던 문풍지는 해마다 갈았는데
몇 해째인가
늙어 히마리 없는 바람
저러다가 객사하고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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