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아굴라야 2012. 8. 22. 23:08

「꿈」
- 김용기
꿈의 시작을
누군들 정확히 알겠는가
잠의 어느 부분이었는지
처음 등장한 인물이라거나
배경에 대하여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것
대부분  
밀물에 쫓겨 온 바다의 끝에서
부서져 버리는 흰 파도같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가물거리는 아침에 남은 잔상이 
꿈의 유일한 흔적이기 때문이다
끊어진 필름처럼
지나간 것들만 뜬금없이 떠오르다가
싸늘해진 지금
궁금할수록 답답함만 커진 지금
길몽은 무슨,
몇 편씩 돌아가는 삼류극장 하루같이
일어서면 잊어버리고 마는데
나이만큼 자꾸 희미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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