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 |
| - 김용기 |
| 꿈의 시작을 |
| 누군들 정확히 알겠는가 |
| 잠의 어느 부분이었는지 |
| 처음 등장한 인물이라거나 |
| 배경에 대하여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것 |
| 대부분 |
| 밀물에 쫓겨 온 바다의 끝에서 |
| 부서져 버리는 흰 파도같이 |
|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
| 가물거리는 아침에 남은 잔상이 |
| 꿈의 유일한 흔적이기 때문이다 |
| 끊어진 필름처럼 |
| 지나간 것들만 뜬금없이 떠오르다가 |
| 싸늘해진 지금 |
| 궁금할수록 답답함만 커진 지금 |
| 길몽은 무슨, |
| 몇 편씩 돌아가는 삼류극장 하루같이 |
| 일어서면 잊어버리고 마는데 |
| 나이만큼 자꾸 희미해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