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빗방울의 꿈

아굴라야 2012. 9. 4. 20:23

「빗방울의 꿈」
제 딴에는
높은데 살았으니 죄다 낮추고 싶었을 것이다
하늘의 백을 믿고
힘을 주고 
더 큰 동그라미를 그리기 위하여
힘껏 곤두박질
분수를 모르고
요란한 소리를 흉내 내지만
허풍,
그런 빗방울을 비웃다가
아스팔트 고인 물에서 사그라지는 동그라미
오로지 먼 데만 보며
전우를 넘어 밀려드는 그는
전생에 군인이었을지 모를 고집이 있다
사돈의 아픈 배처럼
잘 나가는 동그라미를 보면 참을 수 없어서
포기한 적 없는 빗방울에게는
근본적인 심술이 있다
장마에 동그라미가 찌그러지면
빗방울의 소원은
커지고
커지다가 
홀로 외로워질 때
다시 사돈 같은 빗방울을 그리워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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