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내 안 가시나무는

아굴라야 2012. 3. 30. 08:17

「내 안 가시나무는」
가시나무가  
키보다 큰 가시나무가
내 안에 있다
나이는 알 수 없다
내 속을 다 걷어 먹었을 테니  
정갈한 나무일 리 없는데
곪은 상처 따는 일 밖에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가시나무가 내 안에 있는 줄
모르고 있었다
목마른 전갈에게
이슬 한 방울의 달콤함이랴
느린 사막에서 쌍봉낙타는
불내 나는 울음을 내 본 적이 없다는데
높은 창가, 커피 향이 흐르고
반짝거리는 하루가 내 뜻대로 맞아 흐뭇한
퍼즐이라면
급하게 구름 건너는 날, 달에게
소심하다는 손가락질은 오만이다
 
아슬아슬했던 나를
찌르지 않고 놔둔 까닭 늘 궁금했다
드디어 눈을 뜨면
말리고 말려 
가시나무를 비틀어지게 말리면
예수님 가시면류관이 보일라나
텅 빈 내 안에
다시 가시나무 새싹 자랄 수 있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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