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8」
- 바다의 끝
바다의 끝
바다의 끄트머리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다
점심 먹고 떠난 뚱뚱한 화물선
엉덩이가 자꾸 작아진다
자를 대고 그은 듯 또렷한 수평선
재갈매기 오르내리는 곳에
빠져 죽은 배들이
차곡차곡 창고처럼 쌓여 있을 텐데
배고픈 어부는 또 무서움을 참았다
바다의 끝
바다의 끄트머리는 늘 시끄럽다
나이 어린 바다가
바위에 부딪혀 철썩거리다가
장난삼아 허옇게 드러 눕는다
빠진 배를 꺼내 들고 돌아오는 포구에는
어부와 갈매기 지린내가 섞인 바람이
똑같이 더럽다
오후 내내
간절곶에 서서 바다와 말씨름하다가 왔다
바다의 끝은 수평선이고
바다의 끝은 간절곶이고
귀에 철썩거리다가 지친 바다만 남아 흐른다
귀를 기울여 바닷물을 뺏다.